[항공 지식] 다시 착륙하러 갑니다! - 고 어라운드

Posted by Haruitl
2014. 12. 19. 16:29 ::항공 지식::

 안녕하세요! MentosCola 입니다.


 겨울! 14년 최대의 한파가 몰아닥치는 요즘, 항공분야의 여러가지 이슈가 많습니다.


 문득 뉴스를 보니 윈드시어에 의해 '착륙을 취소'하는 항공기가 생기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오잉?! 잘 착륙하던 항공기가 왜 착륙을 취소하고 다시 뜰까요? 오늘은 이렇게 항공기가 착륙 중 다양한 사정에 의해 착륙을 취소하고 다시 이륙하는 절차인 '고 어라운드 (Go-Around)'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고 어라운드가 뭐니?


 고 어라운드(이하 G/A), 직역하면 (멀리)돌아서 간다는 뜻인데요. 시간과 기름과 땅콩을 들여 열심히 날아와서 이제 착륙이 눈 앞인 상황에서 다시 기수를 들어 이륙하여 공항 주변을 한바퀴 돌고 와서 다시 착륙하는 것을 말합니다.



 위 사진은 G/A 진행시의 공항 재 접근 절차입니다. 접근하던 항공기가 기수를 번쩍 들어 상승하고 바퀴를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국지 관제소에서 출발/접근 관제소로 바꾸어 교신하며 다시 접근하는 방향을 직접 지시받습니다. 그리고 다시 활주로와 정렬하여 착륙하는 것이지요. 물론 G/A는 항공기의 연료가 허가하는 한 계속 시킬 수 있습니ㄷ...




 2. 고 어라운드는 왜 하는거니?


 그러면 이렇게 돈 낭비 시간 낭비 땅콩 낭비인 G/A는 왜 하는 것일까요? 이 또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하는 것이겠지요. 그 피치 못할 사정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예1) 내가 내린다는데 거기 안 비키는거 누구야!



 30초 부터 보시죠. 지상 관제사의 실수로 인해 항공기가 착륙하는 중에 다른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한 경우입니다. 이외에도 항공기가 활주로 상에서 고장이 났거나 착륙 후 정상적으로 이탈하지 못한 경우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활주로에 항공기가 있는데 여기에 착륙한다면... 결과는 끔찍하겠죠?

  예2) 내리고 싶은데 날씨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조종사들은 빨리 내리고 집에 가고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을 짓밟는 '기상 상황'이 있지요. 대표적으로 윈드시어가 있습니다. 윈드시어가 뭐냐구요? 윈드시어로 발생한 사고를 다룬 이 글을 읽어보세요!


 그래도 허전하니,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이착륙시 항공기를 추락까지 시킬 수 있는 LLW(Low Level Windshear / 저고도 돌풍)의 그림입니다. 숫자가 보이시나요? 1번에서 항공기가 이륙할 때는 정풍을 받아 양력을 크게 받으면서 고도가 상승합니다. 하지만 돌풍의 중심부인 2번, 아래로 내리누르는 바람에 의해 항공기가 휘청거리기 시작하지요. 3번에 이르러 자세를 가다듬으려 하는 찰나에 4번 위치에서는 강한 뒷바람이 불어 날개를 통과하는 바람의 속도가 0에 가깝거나 심지어는 마이너스가 되어 양력을 상실하지요.


 그리고 시정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공항마다 설치된 항법설비의 정밀도보다 시정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G/A를 선언, 다시 착륙하거나 근처의 상황이 좋은 공항으로 회항하게 됩니다. 아래 영상은 저시정 상황에서 전자동 착륙을 하는 항공기의 영상입니다.


(1분 30초까지만 보시면 충분!)


  갑자기 구름 속으로 빠지면서 시정이 확 짧아지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항공기가 G/A를 선언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결국은 '어쩔 수 없이' G/A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3. 그래서?


 위에서 보신것과 같이 G/A는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을 위하여 시간과 연료를 소모하면서 G/A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항공기를 이용하면서 창 밖으로는 공항이 스쳐지나가는데 도착시간이 늦어지셨던 분들께서는 그 이유를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항공기를 이용하실 분들께서 비행기가 활주로를 스치고 다시 이륙하더라도 안전을 위한 것임을 부디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




[항공 지식] 누...누구세요? - ARINC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4. 00:50 ::항공 지식::

중간고사 끝나고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됩니다. 원래 시험 끝나고 나서는 짬을 내어 글을 쓰려고 노력을 해왔던 편인데 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사실상 고3 이기 때문에 언제 글을 다시 쓸 수 있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되도록이면 내년 12월에 수시 발표 기간 이후에는 맘편히 글을 쓸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 이제 언제 다시 쓸지 모르는 포스팅, 시작합니다. 

여러분, 혹시 우리나라에 OCI 라는 기업, 들어보셨나요? 아마 순수과학 쪽으로 접할 기회가 많은 화학계열에서 전공하신 분들이나 기타 화학과 관련된 분야에서 종사하신 분들이라면 많이 들어보셨을 테지만 아마 대부분 많이 모르실 겁니다. 전 OCI 라는 기업을 학교 과학실에서 무언가 찾던 도중 발견한 박스에서 발견한 로고를 보고 호기심에 검색해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 규모가 꽤 큽니다. 대우건설이랑 비슷한 시가총액 3조 정도. 좀 의외이지요? 그외에도 우리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많은 숨겨진 큰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항공분야에서도 당연히 이러한 숨겨진 흑막(!)과 같은 느낌을 주는 단체? 기업? 이 있습니다. 아마 항공 전자쪽으로 관심 가지신 분이 아니시라면 접하기 힘든 ARINC, 오늘 이 친구들에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ARINC는  Aeronautical Radio Incorporated 의 약자 입니다. 자 무슨 일을 하시는 단체인지, 감이 오시나요? 감이 올것 같기도 하고 추측하는게 맞는가...싶기도 하고. 암튼 알쏭달쏭 합니다. 

ARINC는 항공전자분야에서 거의 깡패(!) 급이라고 할만큼 영향력이 큰 단체입니다. 아마 항공산업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민간단체 탑 3 안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그렇게 영향력이 클까요? 일단 홈페이지도 제법 잘 갖추어놓았고 민간에 본인들의 정체(!) 를 드러내는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을 보면 항공업계 내부에 전세계 네트워크 망을 가지고 있는 문신있는 형님들은 아닙니다. 항공기에는 수많은 전자부품이 들어가있다는것,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실겁니다. 기내에 핸드폰 등의 전파로 인한 간섭으로 항공기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았기에 기내 EPD(Electronic Portable Device) 사용에 관한 여러가지 떡밥만 봐도 항공기에 얼마나 많은 전자기기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컴퓨터로 항공기 조종면을 제어하는 FBW도 이젠 최신 기술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민망합니다.

그런데, 제가 여러차례 이 블로그에서 언급했었습니다만, 항공업계는 다소 심하다 싶을 정도의 보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항공기에 제작되는 수많은 부품들은 그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공분야의 진입 장벽이 높다라고도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표준 산업은 일단 한번 주도권을 잡은 선도업체가 생기고 나면 휴대폰이나 다른 '비교적'  표준이 널널한 사업에 비해 다른업체가 따라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항공 전자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실무자들이 많이 접하게 되는 Rockwell Collins, Honeywell 등의 업체등이 항공 전자 분야에서 거의 아무도 못따라갈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Fast Follower 라는게 존재하기 많이 힘듭니다. ARINC는 이 보수적인 항공, 그 중에서도 항공 전자 분야에서 표준을 정하고 이러한 표준 기술들을 개발하는 업체입니다. 위에서 말한 Honeywell, Rockwell Collins 등에서 만든 각종 항공전자 장비들은 모두 이 ARINC 규격에 맞추어서 만들어 집니다. 이러한 표준은 사실 FAA에서 이미 정하고 있습니다만 ARINC 는 더 기술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이들이 정하는 규격은 ARINC 4XX, 5XX, 6XX, 7XX 와 같은 식으로 네이밍 되어집니다. 

자 그럼 ARINC 규격 중 하나를 구경해 보올....


에,,,,,에??

넵, 여기에서 ARINC의 정체성을 이제 파악하셨을 겁니다. ARINC에서 개발된 각종 표준 기술들은 이렇게 문서화 돼서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돈이 많이 남아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라고 하시는 분들은 http://www.aviation-ia.com/cf/store/catalog.cfm?prod_group_id=1&category_group_id=3 에 가시면 각종 PDF 문서를 다운 받으면서 수백 달러를 금방금방 쓰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우리가 들여다보기에는 너무나 비싼 ARINC의 기술문서들 어떤 내용일까요? 

먼저 ARINC의 기술들은 ARINC4XX, ARINC5XX, ARINC6XX, ARINC7XX 이렇게 해서 세자리 숫자 중 백의 자리 숫자에서 먼저 일차적인 분류가 되어집니다. 4XX 에 관련된 것들은 언급할 5백, 6백, 7백 대의 기술들의 기반이 되어지는 기술, 그리고 어쩌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는 않지만 승객들과 가장 큰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캐빈의 각종 편의시설, 비행 훈련 시설의 표준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사이트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종 계기의 고정 장치에 (자동차로 치면 카오디오의 조작버튼과 같은) 관한 깨알같은 항목들부터 항공기내의 데이터버스에 관한 기술들까지, 넓은 분야의 기술, 기본적인 내용의 기술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럼 ARINC 5XX에서는 어떤 기술들에 관한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요? 항공기에 데이터 통신 개념이 도입된건 1978년 ARINC(역시!)에 의해 ACARS 라는 시스템이 등장한 이후 입니다. (CNS/ATM 과 관련한 연재글을 읽어주세요!) 그 이전에는 초단파 주파수를 이용해 통신을 대부분 했지요. 물론 이 초단파 아날로그 통신/단파 아날로그 통신을 지금 안하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아직까지 항법과 교신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전통적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항행 안전 시스템에 관한 각종 규격, 그리고 우리가 영화에서 자주 듣게 되는 각종 경고음(이것도 규격이 있습니다!)에 관한 내용이 ARINC 500에 담겨져 있습니다. 

 자, 그럼 여러가지 복잡한 동그라미로 된 계기판 대신 거대한 LCD가 장착돼있고 그외 PC 다루듯 항공기를 다룰 수 있게 하는 EFIS (Electroninc Flight Instrument System)에 영화를 보고 게임도 할 수 있는 첨단 AVOD 시스템, 그리고 제가 예전에 연재했던 CNS/ATM 에 관련된 규격은 어디에 있을까요? ARINC 6XX, 7XX, 8XX 에 관한 내용이 이런, 아직까지도 많이  개척해야할것이 많은 분야에 대한 표준을 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서로 관련된 내용이 많기 때문에 그냥 문단 하나로 묶었어요. 절대 귀찮아서가 아닙니다(진짜?) 차이점이 있다면, 600 부분은 700.800 부분을 보조하는 기술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600대에 관한 내용은 주로 항공기 데이터 처리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700,800대는 FMC, IRU 등 600대에서 다룬 여러가지 기술들을 바탕으로 응용되어진 표준기술에 관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지금도 자주 업데이트가 되어지고 있는 부분이에요. 

자, ARINC의 표준 기술들의 관한 내용들을 위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ARINC는 항공분야만 다루는 업체가 아닙니다. 1929년 시작해서 방위산업, 네트워크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굉장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1929년 설립된 이후 아무래도 해당 업계의 표준을 다루는 기업인 만큼 관련기업으로 여러번 소유주가 바뀌다가 미국계 투자기업인 Carlyle 그룹으로 넘어갔지만 지금은  다시 Rockwell Collins로 넘어가 지금은 Rockwell Collins의 소유입니다.  아무래도 분야가 분야인 만큼 세계 여러국가에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은 싱가폴 지사에서 담당하고 있고요.

어쩌면 홍보성 글이 될 수 있는 글이였는데 재미있게 잘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졸업이 1년 좀 넘게 남았고, 솔직히 대학원 졸업 이후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아서 제 개인적으로는 관련된 기업에 요즘 계속 눈이 많이 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재미있게 읽으셨을지 모르겠어요.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