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지식] 잠시 눈좀 치우고 갈게요! - 디-아이싱 (De-Icing)

Posted by JEDOSHARP
2015. 2. 13. 09:21 ::항공 지식::


만약 겨울에 출근하러 나갔는데, 30cm정도 되는 눈이 치워지지 않은채 하얗게 눈앞에 쌓여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까지 걸어가는것도 고역이거니와, 자동차를 타고 나서도 회사까지 이동하는게 문제겠지요? 도로가 엉망이니 버스가 제대로 다닐리도 없지요. 이처럼 눈은 수많은 교통수단의 이동을 방해합니다. 하늘로 날아다니는 항공기에게도 눈은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공항에 눈이 쌓이게 되면 공항업무는 마비되고, 항공기에 눈이 쌓이면 항공기는 눈을 치울 때까지 이륙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몇백명의 사람들이 탑승하는 운항수단으로서 기상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이상 눈이 쌓였다고 운항을 미룰 수는 없는법! 아침마다 직장인들이 얼어붙은 유리창과 한판 승부끝에 출근하듯이, 항공기도 날개와 동체에 쌓인 눈과의 한판 승부를 끝내고 하늘로 날아오른답니다. 오늘은 지상에서 항공기에 쌓인 눈과 얼음, 그리고 서리를 치워내는 디-아이싱(De-Icing)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디-아이싱? 그게 뭔데?


출처: commons.wikimedia.org


겨울에 비행기를 타 보시면, 항공기가 활주로를 향해 가는듯 싶다가 어떤 구역에 잠시 멈추고, 이삿짐 사다리차같은 장비가 다가와 동체와 날개에 물같은걸 뿌리는 방면을 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이 작업이 바로 디아이싱 작업으로 영어로 De-Icing, 얼음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글로 표현한다면 제빙/방빙 작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2. 눈은 안전운항의 천적!




얼음이 날개위에 얼어있다면 유체의 흐름이 방해를 받습니다. 날개의 슬랫 부분에서 공기가 갈라져 매끈하게 상하단부를 달려가 끝에서 만나야하는데, 얼음이 얼어 날개가 울퉁불퉁해진다면 날개 위에서 공기가 흐르지 못하고 주변으로 흩어져버리게 됩니다. 날개위에 얼은 얼음은 다른 부속들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륙을 진행할때 양력을 더 많이 발생시키기 위한 장치인 플랩 (Flap) 이 얼어 정상적으로 펼쳐지지 않아 가뜩이나 부족한 양력으로 인한 이륙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항공기가 뜨는 원리에 대해서는 Angelfounder님께서 항공과 공학 연재분으로 설명해주신 부분이 있으니 해당 강좌를 링크해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AngelFounder의 항공과 공학] (4) 비행기는 어떻게 뜰 수 있나? 1편

[AngelFounder의 항공과 공학] (6) 비행기는 어떻게 뜰 수 있나? 2편


#3. 디-아이싱에 사용되는 용액은 물인가요?



디아이싱에 사용되는 용액은 물이 아닙니다. 그럼 겨울철에 흔히 사용하는 제설제냐구요? 큰일날소리. 아마 염화칼슘을 동체에 살포한다면 빠른 속도로 부식이 진행되어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겁니다. 그럼 대체 뭘 사용하느냐구요? 눈을 녹이는 특수용액이 사용되지요. 특수용액은 총 4가지로 구분됩니다. Type I, Type II, Type III, Type IV 가 그 종류인데요, 




Type 1 용액은 비농화용액으로서 최소 80%의 글리콜을 포함하고 있으며, 낮은 점성을 유지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낮은 온도에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며 항공기 표면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Type 2,3,4 용액은 일반적으로 최소 50%의 글리콜을 포함하고 있으며, Type1과는 다르게 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항공기가 지상에서 움직이는 동안 표면에서 제빙용액이 흘러내려 없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Type 1용액을 살포한 다음에, 2,3,4 용액 중 기상상황에 알맞는 제빙용액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디-아이싱의 과정이 궁금해!


디-아이싱이 진행되는 절차는 예전과 현행 방식에 조금 차이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게이트에 주기한 채로 조업차량이 옆에 붙어 특수용액을 뿌리며 제빙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특수용액의 특성상 얼마 전부터는 특수패드로 덮인 지정된 영역에서 제빙작업을 진행합니다. 홀드오버 타임테이블(방빙 지속시간 테이블) 에 의거하여 방빙용액을 살포한 후 지정된 시간내에 이륙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기는 승객을 태우고 디아이싱 영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디아이싱 영역에 도착하면 위에 서술한 Type 1 용액을 살포하고, 상황에 따라 2,3,4 용액까지 살포하게 된답니다. 여기까지 진행하는데 항공기의 크기별로 모두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0~40분이 소요됩니다. 이렇게 디아이싱을 마친 항공기의 표면에는 점성이 있는 제빙용액이 달라붙어 있는데요, 이는 지상활주 도중 눈이 날개 위에 쌓이지 않도록 도와주며, 활주로에서 풀 스로틀로 달리기 시작할 때 그동안 다시 쌓인 눈과 함께 바람과 진동에 의해 떨어져 나간답니다. 만약 이 용액이 계속 남아있다면 활주 도중에 얼음과 마찬가지로 유체의 흐름을 방해하여 디아이싱을 하나마나한 결과물이 나와버리겠죠?


간략화해본 디아이싱 프로세스.


최대한 일반적인 절차로 간략화했습니다. 공항마다, 또는 국가마다 상황별로 조금씩 상이한 차이를 보이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실제로는 디아이싱을 진행하기 전 기상상태에 따라 Type 1 용액과 물을 섞어서 살포할지, Type 1 용액과 2/3/4를 병행하여 사용할지 두가지 메서드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유동적으로 분사합니다. 영어가 좀 되신다는 분들은 BOEING AERO 에서 배포하는 겨울철 세이프티 오퍼레이션에 대한 기사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으니 해당 링크를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5. 마무리하며


항공기의 디-아이싱은 겨울철 기상상황에 따라 이륙 전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항공기의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륙이 지연되는 문제는 있지만, 디아이싱을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진행해도 어차피 이륙 직전에 다시 해야 하므로 큰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혹 탑승한 비행기가 디아이싱 작업으로 약간 지연되더라도, 크루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지 말아주세요. 일정이 지연될 위기에 있다면 백번 드릴 말씀은 없지만 항공기는 항상 변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일정을 넉넉하게 잡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안전하게 비행하기 위해 항공법규를 준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불만 갖지 마시고 마음 편하게 먹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조: FAA의 홀드오버 타임테이블 (방빙지속시간 타임테이블) 은 > 여기 <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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