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사설] 지구를 살리기 위해 풀로 비행기 만들기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5. 2. 16:02 ::항공 사설::


건드릴 시간도 없었고, 건드릴 생각도 없었던 사설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사설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잡담에 가깝습니다. 이번 사설은 매우 다행스럽게도 정치적이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고 어떻게 보면 순수하기 까지 합니다. 

(벌써 검수담당 스텝분의 안심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전세계 어느 곳에 가던, 2차 산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곳에서는 환경에 대해 떠들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사던 낮간지러운 에코 프랜들리 스마트 울트라 메가 캡숑 빵상 빵상하는 낯간지러운 광고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관계 없는 얘기지만, 스마트 도넛 얘기 듣고 뒷목 잡고 쓰러질 뻔햇습니다) 

정말 그 제품이 '에코 프랜들리' 하며 '스마트'하기 까지 한지는 의문이지만 암튼 그렇다고 합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지구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당연히 CO2를 몇톤씩 뿜는 기계를 다루는 항공사는 그러한 열기(?)에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항공사들은  어떻게 친환경 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요? 북극 항로를 지날때마다 북극곰을 위해 40,000ft 상공에서 얼음덩어리를 뿌리기에는 잘못 떨어지면 너무 아프고 가뭄으로 땅이 쩍쩍 갈라지는곳을 지날때 승무원들이 물을 뿌리기에는 하늘이 너무 춥습니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어떻게 운영을 하고 마케팅을 하느냐, 바로 더 적은 연료를 태우고 광고하는 것입니다. 같은 목적지를 갈때 이왕이면 적은 연료를 태운다는건 더 낮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뜻이고 그만큼 친환경적이라는 말이지요. 더 적은 연료를 쓰게 하는 것은 항공사 입장에서 기름값을 줄일 수 있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우린 에코프랜들리 스마트 빵상빵상 항공사 입니다' 라고 광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일반 고객들에게는 생소할 ETOPS 인증 따기에 열증하는 이유 역시 많은 시간의 ETOPS Certification을 획득할수록 더 직선에 가까운 항로를 짤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항공기 제작사들은 본인이 만든 비행기가 잘 팔리기 위해서 고객들(항공사)로 하여금 이 비행기가 기름이 덜먹는 비행기여서 마케팅 하기도 유리하고 운영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어필해야 합니다. 

이게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단순히 마케팅의 문제였는데 EU의 탄소세 떡밥이라던지 - 이런 여러가지 정치적이거나 법적인 면에서도 기름 덜쓰는건 중요합니다.

기름을 덜 쓰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것 중 하나는 무엇일까요? 비행기가 받는 여러가지 힘들중 하나인 항력을 줄여서 낮은 추력에서도 잘 날게 하는 것이지요. 항력을 줄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특히 프로파일항력과 유해항력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이 글을 읽고 계신분이라면 잘 아실것 같아서 넘어가겠습니다. 

어디 외부에서 강의를 듣는데 생물 접착제에 관한 내용이였습니다. 생체모방이나 생체모사쪽 관심 가져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 홍합 단백질 이용한 그 접착제 말입니다. 강의 들은지도 오래됐고 한참 피곤해서 자세히 기억 나지는 않습니다만 아마 홍합이 바위에 들러 붙을때 이용하는 단백질을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접착제를 만드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아마 그런 이론적인 내용은 자세히 기억 안나고 동영상으로 본 접착제의 성능에 관련한 영상 입니다. 록X이트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뿐더러 다른 화학물질과는 달리 안전하기 까지 합니다. 진정한 '에코 프렌들리 스마트 빵상빵상' 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걸 비행기의 리벳 대신 사용하는 겁니다.

비행기의 비끈한 몸체에 달려있는 수많은 리벳들은 항력의 형성에 나름대로 공헌(?) 을 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와류를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리블렛과 같은 이런 저런 '돌기' 같은 형상의 무언가를 일부러 달기도 하지만 리벳은 일차적으로 비행기의 부품들을 고정 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와류를 원하는 양만큼, 원하는 장소에 만들어 하늘을 나느데 도움이 되는 형태로 나오기 보단 항력을 만드는 주범입니다. 

리벳 대신 이 접착제를 사용하면 무슨 장점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위에서 언급했던 항력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물론이고 무게도 줄일 수 있을것 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최신 기술들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것이 그렇듯이 해결해야될 과제가 몇가지 남아있습니다. 먼저 접착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과연 혹한의 환경에서 견뎌낼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강의 끝나자 마자 강연하셨던 교수님에게 관련된 사항에 대해 여쭈어 보니 아직까지는 산업용 기계가 아닌 의료용쪽으로 핀트를 맞추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보니 787 이 한참 문제가 됐을때가 생각납니다. 이미 한참 사용되어진 리튬 배터리, 분명 지상에서 이리저리 지지고 볶고해서 안전하다고 나와서 단것일텐데 띄우고 나니 문제가 생겼죠. 만약 지상실험에서 충분한 시험을 거치고 비행기에 사용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있어 플랩 서포트가 공중에서 뽑힌다던가 하면 조금 곤란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오버홀 점검이라도 할라치면 접착제를 제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야할테고 그 과정에서 많은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가 생기기 전에 FAA와 ICAO에서 허가조차 안나오겠지요.

사실 위와 같은 이유로 항공분야에서 최신 기술은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Solution 들이 끊임없이 제언되어 왔지만 안전상 어쩔수 없이 필요한 보수성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비행기에 최신기술을 적용해서 지구를 지키기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해결해야될 과제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이런 고민들이 하나하나 모이고 필요가 생기면 언젠간 좋은쪽으로 방향이 잡히겠지요. 애초에 컴퓨터 전원 끄기가 귀찮아 알아서 대기 모드 들어갈때까지 그냥 컴퓨터 키고 다니는 저한테 뭔가 과분한 주제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그래도 이런 것들이 무의미한 것들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