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사고] 잘못된 정비 절차가 부른 XL Airways German 888T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1. 24. 21:26 ::항공 사고::



팀블로그 집필진인 Euronaku_LR 입니다.

 

요즘도 포스팅을 쓸 수가 없는게... 학업과 기타 생활에 휘말리다 보니... (귀찮다고 하고 싶은건 절대 아니에요) 시간이 없네요.

 구독자분들 댓글을 안 보는건 아닌데... 그래서 예전에 포스팅하려고 한 번 뒤적거려 봤는데, 쓸 내용이 너무 없더군요....  

 

이번에는 XL Airways German 888T라는 사고를 한 번 쓰게 되었습니다.

 

( 이번 사고의 기종, 에어버스 A320입니다. )

 

에어버스 사의 A320기입니다. 

A320기는 여객기 최초로 군용기에 쓰이던 Fly-By-Wire 시스템을 도입해서 조종사의 편의성 증가 및 정교한 비행 능력, 즉 고난도의 기동을 어느 정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존 A300, A310기와 다르게, 요크 대신 스틱이라는 조종간을 도입하여 조종사의 원활한 조종이 가능하게 만들었고, 적재된 연료를 이용해 무게 중심이 제어가 가능하도록 되어있는데다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칵핏 대신, 완전한 디지털 칵핏으로 변화하여 편의성을 증대시켜주었습니다.

 

최근에 이 A320기는 에어버스 社가 A320Neo라는 이름으로, 기존에 장착했던 윙팁 대신에 윙렛을 부착하고 엔진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등 연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윙렛은 A318기를 제외한 A32X 시리즈에 장착했습니다. 엔진은 CFM 사의 LEAP-X와 프랫 앤 휘트니 사의 PW1100G로 현재 개발중입니다.

 

(D-AXLA( XL Airways Flight 888T편에 관한 정보)

 

( 기종은 Airbus A320, 사진에 적힌 등록번호는 D-AXLA로 적혀있지만, ZK-OJL로 변경 될 예정이였습니다. )

 

사진 속에 있는 기체는 사고기 추락 며칠 전, 도장 작업을 마치고 나와 지상에 주기 되어 있던 도중 찍힌 사진입니다.

이 항공기는 2005년에 뉴질랜드 항공이 도입했었고, 다음 해인 2006년, XL 항공이 약 2년 6개월 동안 임대하기로 뉴질랜드 항공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 11월, 계약 기간이 끝나자, XL 항공은 도장 작업을 마치고 테스트 비행 후, 뉴질랜드 항공에 넘겨주기로 했었습니다.

뉴질랜드 항공에 넘겨주기 전까지 이 항공기는 10,124시간의 비행시간과 3,931회의 이/착륙 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XL 항공이 운항하던 당시, 도장은 당연히 XL 항공의 도장이었고, 등록번호는 D-AXLA였습니다.

하지만 계약이 끝나 뉴질랜드 항공으로 들어가기 전, 이 A320기는 다시 뉴질랜드 항공 도장으로 칠해진 뒤, 비행 테스트를 하고 등록번호도 바꿀 예정이었습니다.

 

비행 테스트는 2008년 11월 27일에 이루어질 예정이었습니다. 포스팅과는 상관이 없으나, 그 다음날인 28일은 뉴질랜드 항공 901편 추락 29주기였습니다.

 

당시 비행 테스트에 이 A320기에 탑승할 예정이였던 탑승자들은 XL 항공 조종사 2명과 뉴질랜드 항공 조종사 1명과 정비사 3명, 뉴질랜드 민간 항공국 회원 1명이였습니다. 조종은 XL 항공 조종사 2명이 할 예정이였고, 나머지는 비행하면서 이 항공기의 성능에 대해 점검 할 예정이었죠.

 

당시 탑승했던 888T편의 조종사는 1987년에 항공 운송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었고, A32X에 대한 조종 자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행시간은 총 12,709시간을 가지고 있었고, 이 A32X에서만 총 7,038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부기장은 1988년에 항공 운송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 기장과 마찬가지로 A32X에 대한 조종 자격 보유 및 비행시간 11,660시간과 A32X에서만 총 5,529시간의 비행 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같이 탑승하고 있던 뉴질랜드 항공 조종사 또한 15,211시간의 비행시간 및 A32X, B737(-300/-400/-500), B767, F27 기종 등을 조종했었고, A32X 기종에 대해서는 2.078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항공기를 뉴질랜드 항공에 반환하기 전에 세 명의 뉴질랜드 항공의 엔지니어와 테스트 비행을 하면서 이 항공기의 전자장비품의 강도, 구조, 성능의 관점에서 본 항공에 대한 적합성과 안전성을 점검할 뉴질랜드 민간 항공국 소속 엔지니어 1명이 탑승했습니다. 

 

사고기는 14시 43분, 페르피냥의 리브쟐트 공항을 이륙하여 테스트 비행을 한 뒤, 다시 리브쟐트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습니다.

사고기에 주어진 편명은 GXL888T, 여기서 T는 'Test'를 의미합니다.

 

음성 기록 장치와 비행 기록 장치를 참조하여 사건을 파헤쳐봅니다.

 

14시 30분, 이륙을 위해 888T편의 엔진이 가동되기 시작하고, 지상 정비사와 항공기 상태에 대한 교신을 주고받습니다.

이후, 관제탑과 교신하여 33방향 활주로로 향하게 됩니다.

 

관제소 " GXL888T, 33방향 활주로로 이륙을 허가합니다. "

 

기장 " 준비됬어? " / 부기장 " 네 "

 

부기장 " 80(knots), V-1(이륙 결심 속도), Rotate(이륙 전환 속도), Positive climb " 

 

기장 ' 착륙 장치 올려 " / 부기장 " 착륙 장치 올리겠습니다. " <- 이륙은 순조로웠습니다.

 

14시 44분, 888T편은 자동비행모드로 전환합니다.

 

기장 " Pack 2(여압장치 일부) " / 관제소 " 888T편, 레이더 식별했습니다. 888T편, 고도 18,000피트까지 상승하십시오 "

 

부기장 " 고도 18,000피트까지 상승합니다. "


이후 항공기는 18,000피트까지 상승합니다.

상승 과정에서 888T편은 순서대로 자동속도조절장치를 설정, 자동비행 모드 설정, 내비게이션 시스템 활성화 등 여러 시스템을 작동시킵니다.

 

15시 정각, 관제소 " 888T편, 비행 고도 32,000피트까지 상승하십시오. " / 부기장 " 비행 고도 32,000피트까지 상승합니다. "

항공기는 이륙 후 각각 18,000피트, 19,000피트, 28,000피트의 순항 고도를 지시 받았습니다. 그리고 32,000피트까지 상승하라는 허가를 받았을 때는 28,000 피트에서 상승 중이였습니다. 

 

15시 5분이 다 되갈 무렵, 888T편의 받음각 센서가 얼기 시작했습니다. <- 이쯤되면 문제가 좀 커지기 쉽습니다.

15시 5분, 관제소 " 888T편 31,000피트로 하강하십시오. "

 

테스트를 위해 888T편은 순항 고도 32,000피트에서 1,000피트 아래인 31,000피트까지 하강합니다.

 

15시 10분, 31,000피트에서 테스트를 마친 후, 항공기는 페르피냥 공항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회를 합니다. 

그리고 선회와 동시에 39,000피트까지 상승합니다. 그것은 보조 전원 장치 테스트를 위해 상승하려고 했던 것이였습니다.

 

3시 21분, 888T편은 39,000 피트에서 888T편은 APU(보조 전원 장치)를 테스트 합니다.

이후 항공기는 시험을 마친 뒤, 14,000피트로 하강하기 시작합니다.

 

( 888T편의 당시 시험 비행 계획표 14,000피트로 하강하면서 시험을 해야 할게 약 6개 정도 있었습니다. )

 

888T편은 39,000 피트에서 14,000 피트까지 하강하면서 날개 결빙 방지 시스템의 시험과 과속 시험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14,000 피트에서 수행 할 예정이였던 비행 제어 시험, 저속도 시험 등은 그 보다 더 낮은 고도에서 수행되었습니다.

 

특히 888T편의 운명을 결정지어 줄 저속도 테스트는 4,080피트에서 수행하였습니다...

 

15시 35분, 888T편은 페르피냥 공항 접근을 위한 레이더 벡터를 요청했습니다.

당시 고도는 12,000 피트에 거의 도달한 상태였고 위에서 말했던 2개 시험(Flight Control, ECS Supply)을 진행 할 예정이였습니다.

약 2분 동안 항공기는 2개의 시험을 수행하였고 이후 페르피냥으로 접근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기 시작합니다.

 

15시 43분, 888T편은 저속 비행 시험을 위해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때, 888T편의 고도는 4,080 피트였습니다.

그리고 고양력장치를 3단계까지 내립니다. 

 

추락 1분 전, 사고기는 4,080피트에서 이제 3,000피트까지 내려왔습니다.

 

부기장 " 888T편, 속도를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


이때, 888T편의 조종실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실속을 알려주는 STALL 경고음이였습니다.

당시 888T편의 고도는 3,000피트, 속도는 120노트보다 조금 아래였습니다. 


[ 여기서 실속(STALL)이란? ]


양력은 항공기를 뜨게 하는 힘입니다. 즉, 수직으로 위로 발생하는데, 이 실속은 항공기가 받음각을 한계까지 받으면 날개 표면에 작용하던 흐름이 붕괴되어

양력을 잃게 되고, 결국 항공기는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저고도에서 실속이 발생할 경우 회복할 시간이 없는데다가 잘못하면 항공기가 좌우로 회전하면서

떨어지는 스핀 현상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실속을 하면서 888T편은 오른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다가 다시 왼쪽으로 기울면서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기장 " 오.... " [ STALL 경고음 끝 ] 

기장 " 기수 올려 " ??? " 제어할 수 있어요? " / 기장 " 안 돼 "

 

항공기는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수를 최대한 올렸습니다. 이후 888T편은 다시 상승하다가 속도가 떨어져서

다시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또 다시 888T편의 조종실에서 실속(STALL)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부기장 " 착륙장치 올려요, 올려요. " 기장 " 착륙장치 올려. " [ STALL 경고음 끝 ]


관제소 " GXL888T, 관제탑과 교신하세요. 주파수는 118.3, 안녕 "

??? " 뭔가 잘못됬어. " / 기장 " 고양력장치(플랩) 올려, 올려. " / ??? " 스피드 브레이크! "

GPWS " Terrain, Terrain " / [ 고도 경보 ]


15시 46분 7초, [ 항공기의 음성 기록 장치 및 비행 기록 장치 작동 중단 ]


( 888T편의 잔해 중 일부인 수직미익. 뉴질랜드 항공의 로고가 그려져 있습니다. )


사고기는 페르피냥 공항 인근 해안으로부터 남서쪽으로 2.5km 떨어진 지중해에 추락했습니다.

사고 직후, 5척의 구조선과 수 대의 헬기가 사고 현장으로 투입되었지만, 888T편의 조종사 2명을 포함한 7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 이러한 사고는 왜 일어났나? - 



[ 888T편의 비행 기록 장치. 빨간색 세로줄은 실속 경보가 울린 시점입니다. ]

 

사고기는 추락 1분 전, 항공기의 속도 부족으로 인해 실속 경보가 발생했고, 조종사들이 기체 회복을 위해 추력을 올리고 상승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추락했습니다. 


하지만 이 비행 기록 장치에 기록된 부분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기록된 부분 밑에 있는 받음각 센서의 기록이죠. 888T편의 받음각 기록 장치는 출발 전 부터 정상으로 작동하였습니다.


그런데 15시 5분이 다 되어갈 무렵, 받음각 센서 2개 모두가 얼기 시작합니다. 

이후 항공기의 받음각 센서 기록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고, 추락 직전까지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받음각 센서는 기수가 향한 방향과 실제 기체 진행 방향간의 각도차를 나타낸 것 입니다.

항공기에서 일부 기체의 경우 디지털 계기에 같이 넣어버리거나 아날로그처럼 따로 표시계를 만들어 넣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실속을 받음각 센서로 하여 사전에 경보하여 실속이 일어나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만, 888T편의 경우 받음각 측정 센서가 얼어버렸습니다. 그나마 받음각 센서가 2개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개 모두 동시에 얼어버렸기 때문에, 실속을 사전에 방지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저속도 시험을 12,000피트가 아닌 4,080피트에서 시작했으니 조종사분들에게는 실속을 회복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사고기의 받음각 센서를 수거한 결과, 1번 센서의 경우, 센서 일부에 페인트가 묻어 있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시험비행 며칠 전, 사고기가 도장 작업을 잘못하여 센서에 페인트가 묻었고, 이로 인해 비행 도중 센서가 고장났다고 했으나 아예 센서에 페인트가 묻었다면

이륙 전 부터 받음각 센서는 작동을 안했을 것 입니다.


결국 항공기 세척 과정 같은 정비에서 피토관에 씌우는 것과 같은 커버를 안씌우고 작업하다가 물이 들어갔고, 

이로 인해 센서 안에 물이 들어갔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시험 비행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센서가 얼어버려서 고장이 나서

실속 직전까지 도달했을 때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아 결국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조종사들의 시험 비행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정상 고도에서 테스트를 이행하지 않았고, 저속도에서 속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받음각 센서가 고장나서 실속에 걸렸다 하더라도, 14,000피트에서 수행했다면 이를 회복할 수 있었을 것 입니다.


사고 이후, 항공기 시험 비행 등과 관련하여 5개의 안전 권고 사항이 내려졌습니다.


- 이 포스팅은 XL Airways Flight 888T 최종 보고서를 인용하여 썼습니다. -

- 번역에 다소 미흡한 점과, 내용이 부족한 점 죄송합니다. -

- 오류가 있거나, 추가 사항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 혹시 원하는 포스팅이라던지 있으시다면 댓글로 써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팀원분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고려해보겠습니다. -







- 2012.11.24 Euronaku_L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