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지식] 항공기의 제동장치, 스포일러(Spoiler) 란 무엇일까?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2. 15. 23:17 ::항공 지식::

시험기간이 끝나고 찾아뵙습니다. Symphony of the SKY 팀장 제도샤프입니다.

 

 이번에는 항공기의 제동장치에 대하여 알아볼까 합니다. 항공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착륙합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착륙하는데, 항공기는 착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아주 천천히 활주로를 빠져나갑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이렇게 빠른 속도로 착륙하여 효과적으로 멈추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제동장치들이 필요하죠. 스피드브레이크, 엔진 역추진, 그리고 풋브레이크가 대표적인 제동장치들입니다. 이 세가지 제동장치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항공기의 제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일 처음으로, 스피드브레이크 / 스포일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에서의 저작권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스로틀레버 사진을 제외하고 제가 시뮬레이터로 캡쳐한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1. 항공기의 스포일러란 무엇일까?

 

스포일러(Spoiler)란 항공기의 날개에 존재하는 장치입니다.

 

 

위 사진에서 날개 위쪽에 이상하게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스포일러입니다. 흔히 에어브레이크(Airbrake) 혹은 스피드브레이크 (Speedbrake) 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Photo by MiyuMiyu)

 

이 시설은 일반적으로 사진에 있는 1,2,3,4 라고 쓰여져 있는 (4번 출력만 올라간 레버 좌측) 스로틀 레버 좌측에 달려있는 레버로 조작합니다. 이 조작으로 스피드브레이크(스포일러)가 전개되어 날개면을 따라 흐르던 기류를 차단하고, 이를 통하여 양력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항력을 증가시켜줍니다.


아래 풍동실험 자료는 앞서 설명했던 스포일러 역할의 이해를 돕기 위한 MentosCola님의 풍동실험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아이패드 풍동어플에서 촬영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위 사진은 날개의 단면 풍동실험입니다. 여기서 Lift는 앙력, Drag는 항력, Ratio L/D는 양항비를 뜻합니다.

통상적인 날개는 항력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많은 양력을 얻기 위한 설계(유선형)를 취하고 있습니다. 위 풍동실험 결과로도 이를 알 수 있는데요, 양력이 항력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일러가 올라가면 어떠할까요? 아래를 봐주세요.


위 사진은 스포일러가 올라갔을 때의 단면을 그린것 입니다. 이후에 설명할것이지만, 항공기의 제동을 위해 날개의 유선형을 깨는 물체가 생기자 항력이 약 0.4정도 늘었습니다. 양력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양항비도 기존 약 7.3에서 약 0.5로 급격히 낮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날개의 끝부분에 스포일러에 막혀서 공기가 흐르지 못하는 빈공간(파란색 화살표 인근)이 생겨버려, 날개 뒤로는 심각한 와류(하늘색 화살표 인근)가 형성되는것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공기는 빠르게 달리는 물체에 대하여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를 유선형으로 만들고, 스포츠카를 납작하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요. 이렇게 유선형으로 만들면 공기저항이 줄어들어 조금 더 빨리 달릴 수 있지요. 그러나 항공기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단순히 유선형으로만 만들면 항공기가 속도를 줄여야 할때, 엔진출력의 감소만으로는 그 거대한 움직임을 멈출 수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엔지니어들은 TRIZ(창의적 문제해결력)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합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두가지 모순이 생기는 점을 분리시킨 것이죠.

 

항공기의 모순을 TRIZ를 이용하여 해결

 

 - 문제제기 : 항공기는 빠른 비행을 위해 유선형이여야 하지만, 제동을 위해서는 유선형이면 안된다.

 

 

시간분리 기법 : 항공기가 빠르게 비행할때는 유선형을 이루다가, 속도를 줄여야 할 때는 유선형 구조가 방해되도록 한다.

 

 

 

속도를 줄일때는 유선형이 아니였다가, 속도를 증가시킬 때는 유선형이 되는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날개 위에서 올라오면 공기저항이 생겨서 유선형 구조가 제약을 받는 것입니다. 이것이 잘 이해가 안될 수도 있어요. 이 TRIZ라는 것이 자격증도 있고,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는 난해하기도 한 면이 있습니다. 그냥 이런 기법이 있다 정도만 알아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항공기는 스포일러를 굉장히 다양한 용도로 사용합니다. 착륙하기 전에 선회를 할 때도 보면 스포일러가 전개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개되는 스포일러 내부로 많은 유압장치들과 케이블들이 보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절대로 고장난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항공기의 작동 프로세스랍니다^^

 

 

 

위 사진처럼 항공기가 착륙하는 동안에도 스피드브레이크가 전개될 수 있습니다. 좌측과 우측의 스포일러를 동시에 작동시키게 되면, 활공각이 커지거나 규정된 활공각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두 스포일러가 동시에 작동되고, 항공기가 터치다운(횔주로에 접지) 하면 좌우의 스포일러 (스피드브레이크)가 전개되면서 기체가 하늘로 다시 튕겨 올라가지 않도록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스포일러만으로 무겁고 빠른 항공기를 감속시키기는 역부족이죠. 항공기가 착륙하면 엔진 리버스 (엔진 역추진)이 이루어져 감속하게 됩니다. 또한 그라운드 브레이크도 작동하여, 자동차가 멈추듯이 항공기가 멈출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도 있답니다. 비행중에 사용되는 스포일러는 Flight Spoilers 라고 불리고, 착륙 할 때 사용되는 스포일러는 Ground Spoilers라고 불립니다. (s가 붙는 이유는 스포일러가 한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거! ^^)

 

스포일러는 항공기의 기수를 내리지 않고, 큰 충격 없이도 하강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목적지 공항으로 강하할 때 속도가 증가하거나, 고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도와줍니다. 높은 상공에서 스포일러 없이 일정한 고도와 속도를 유지하며 강하하려면 공항 주변을 뱅뱅 돌며 강하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연료가 소모되고, 비행거리가 늘어남으로서 항공기의 공중 체류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이 시간을 줄이면 연료소모도 줄이고, 경제적으로도 좋고,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니 굉장히 유용한 장치이지요!

 

오랜만에 쓴 글에서는 항공기의 스포일러에 대해 다뤘습니다. 거대한 항공기가 어떻게 멈추는지 감이 잡히시나요?

그렇다면 다음에는 이어서 엔진리버스와 풋브레이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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